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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위해

21.10.17 오타쿠 기질

나는 뭐 하나에 빠지면 거기에 모든 걸 쏟는 경향이 있다.

킹오브파이터, 만화책, 록, 서든어택, 일본어, 영화, 클럽, 타투, 향수, 시계, 해외선물

위 항목들은 내가 일정 기간 미쳐서 몰두한 것들이다.

킹오브 파이터, 서든어택과 같은 게임은 내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어떤 종목이던 최상위권에서는 사실 종이한장 차이 싸움이라는 것도 그 때 알았다.

만화책과 록(음악)은 내게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주었다. 한국에 있을 땐 내가 모르는 만화는 없다고 자만할 정도로 모든 장르를 섭렵했고, 음악도 퀸과 레드제플린으로 시작해서 핑크플로이드와 비틀즈까지 다양하게 심취해있었다.
이 경험은 사람을 만날때 크게 도움이 된다.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책을 읽는 가로 내가 얼마나 재미있는 인간인지를 판단하는 사람은 세상에 무수히 많다.

일본어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하루에 열시간 이상을 공부에 쏟았고, 일본어로 사고했다. 그렇게 난 1년만에 소위 말하는 일본 명문대학에 들어가는게 가능할 성적을 만들었다. 이때의 경험도 자신감이라는 자산으로 남았다.

영화는 하루에 세편씩 네편씩 봤다. 닥치는 대로 극장에 걸리는 대로 소화하다가 매너리즘에 빠져 고전으로, 고전에서 누벨바그, 네오리얼리즘으로. 그렇게 영화의 매력에 빠져 영화를 전공했고, 나의 분신을 한 편의 영화로 연출했다. 내 몸에 새긴 타투처럼, 영원할 첫 작품을.

클럽에도 빠졌었다. 오랜기간. 일주일에 세네번씩도 다녔다. 클럽이 인생이었다. 서울에 있는 클럽과 오사카에 있는 클럽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였고, 마이너한 장르의 DJ들 이름까지 줄줄 외우다보니 어느덧 작곡도 해보게 되었고 VJ로서 무대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타투 또한 수시로 보고 이곳 저곳에서 시술을 받았다. 이또한 예술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에 크게 작용했다.

시계와 향수. 시간이 나면 매장에 가서 구경하고 만져보고 차보고 뿌려보고. 비싼 소비를 하는 가치를 알았고, 나의 취향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모든 나의 덕질은 지금의 나의 토대고 기반이다. 경험은 곧 나의 정체성으로 직결된다.

그리고 해외 선물에선 나의 오타쿠 기질이 독이 되었다. 혹시 차트 분석에 덕질을 했으면 결과는 조금 달랐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매매를 하는 나 자신에 중독이 되어있었고, 줄었다 늘었다 하는 내 재산에, 빚을
지고 있는 비현실적인 현실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덕질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남은 건 7천만원의 빚.
인생의 나락에 내몰리는 경험을 얻었다.

빚을 까나가기 위해 일에 몰두하자고 되새겼다.
지금은 더 나아가,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에도 몰두하려고 한다.
내게 부족한 영어 공부. 혹은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 공부를 할 때와 같은 열정으로 또 하나의 언어를 시작하려고 한다. 성적의 향상은 자신감으로 이어질 것이고, 본업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학원을 다니고 싶은데 지난 실수가 빚은 빚이 발목을 붙잡는다.
앞으로 3개월만 버티면 학원비정도는 충당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
나는 할 수 있다. 지난 경험들을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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